임봉호 / 맹세의 맹점(Blind spot of the oath) / Single Channel Video / 48sec / 2015
Still Cut
1. 화투는 우리 사회, 그리고 생활 속에 깊이 파고들어 있는 놀이지만 우리 고유의 문화가 아니라 일본에서 전해진 것이다. 명절, 상갓집, 그리고 여럿이 모인 행사에서 빈번히 볼 수 있는 이 놀이는 범위가 커져 공론화 되었을 경우엔 범죄가 된다.
2. 행위 자체의 건전함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판돈의 크기에 따라 판단하는 것, 이것은 명백한 이중 잣대이다. ‘친일과 독재는 했지만 경제개발을 했기에…’ 라고 주로 듣게 되는 레파토리와 유사하지 않은가?
3. 지금의 상황을 화투에 비유한 것은, 좋지 않은 일본의 잔재가 죄의식 없이 공고하게 사회에 자리잡아 있음을 나타내려 한 것이며, 친일 세력의 잔재가 권력을 장악하여 단단히 뿌리내리게 된 시발점인 5. 16 사건을 군사정변이라 정의하는 현실에 대한 한탄이다.
4. 개인의 행복과 권리는 언급되지 않는 이 맹세는 판단하려 하는 자체가 불손한 의도로 여겨진다. 이것을 나타내려고 섞지 않고 짜여 놓아진 패 그대로를 뒤집어 5 1 6을 드러냈고, 개정 이전의 국기에 대한 맹세를 활용했다.
5. 어수선한 시기, 상대가 없을 틈을 타 부전승의 노름 한판으로 크게 따낸 ‘꾼’들은 대한민국이라는 천하를 얻었다. 그리고 바뀌지 않는 구조 안에서 딜레마는 반복된다.
2015년 임봉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