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치기; 같이 지치기[2016.10.20~11.08 / 부산 프랑스 문화원 ART SPACE]
임봉호 개인전 가지치기; 같이 지치기 2016.10.20(THU)~10(TUE) 부산 프랑스 문화원 ART SPACE
서로 각기 다른 비율과 크기의 상장, 학위증 등의 증서를 같은 비율과 크기로 정리해 보았어요. 이들은 모두 한때 저와 제 가족의 자랑거리들이였지요. 그러나 지금은 노력의 과정들은 또렷하게 기억나지 않고, 이 증거물들만 남아있을 뿐이네요. 그로 인해 몇가지 의문이 발생합니다. 이것들은 지금의 나 혹은 우리의 성장을 위한 독려이자 격려의 상징이었는지, 목적성을 띈 개입에 대한 휘둘림의 증거물인지, 그냥 같이 지쳐간 흔적일 뿐일지, 우린 그래서 지금 행복한지 말이지요.
임봉호_가지치기; 같이 지치기_출력물, 액자, 거울_가변설치_2016
상장, 어떻게 생각하세요?
인정받았다, 나의 가치는 이렇다 해서 즐거운가요? 아니면 혹시 이 때문에 오히려 다른 여러 갈래 길을 보지 못하게 되지는 않았을까요?
이번 전시는 이제껏 해 왔던 작업의 연장선상에서, 사물을 활용한 것입니다. 언어적 상상을 기반으로 한 시각적 구현이라는 부분에서 동일하다고 볼 수 있지만, 개인적인 흔적을 꺼내 온 것은 다른 점이지요.
자랑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초라하지요.
사실 생각해 보면 인정받았다는 표식 이상의 가치, 이로 인해 헛된 희망을 꿈꾸게 되는 것일지도 몰라요. 작은 칭찬을 통해 삶의 방향이 바뀌었다는 것, 긍정과 부정의 양면이 함께 존재하지요. 노력의 결과를 만끽한 것일 수도 있으나, 당근을 보고 춤을 춘 것일 수도 있죠.
결국 살면서 이것은 추억 이상의 가치로 치환이 되는 것인지, 혹은 다른 판단을 받게 될 때 가산점으로써, 결국 스스로라는 인격체가 상품처럼 가치판단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닌지 말이예요. 상실된 자존감 때문에 과거의 영광을 회상하는 자기 위로보다 현재의 내 모습을 거울에 비추어 보는 것이 좀 더 현명할지도 모르겠네요.
상장, 여러분에게는 어떤 의미인가요?
私談 1.
상장, 증서(이하 상장), 거울을 서로 등을 맞대게 매달았다.
私談 2.
설치된 액자는 총 32개(80×80㎝, 출력물 16, 거울 16)로, 나의 올해 만 나이에 맞추었다.
私談 3.
출력물들을 보편적이지 않은 비율로 통일하고 싶었다. 정방형의 상장은 받아본 적이 없어 모두 같은 크기로 정리했다.
私談 4.
작은 이미지를 확대해서 깨져 보이는 것이 아니다. 상장의 텍스트를 읽기 어렵게 일부러 픽셀화한 것이다. 당시의 기억이 또렷하게 남아있지 않음을 드러내려는 의도이기도 하나, 이 작업에서 상장들의 내용은 그리 중요한 부분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私談 5.
거울을 거치고, 거치면 상장의 텍스트들이 직접 보는 것 보다 명확하게 보인다. 그러나 사진으로 찍어 보니 모두 다 읽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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