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ㄷㅎ다(Budhda) / Multi channel video, Installation / 2018
자유롭다 해도 온전히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고, 마치 해탈한 듯 한 체념으로 스스로를 위안하며 고된 삶을 사는 각자의 우리들. 단상 위보다 아래에서의 경험이 더 많았을 그런 ‘각자의 우리’에게 한시적이지만 설 자리를 제공한다.
단상 위에서 에워싸이게 되는 박수 영상의 재생과 교체 과정에서 소리는 차곡차곡 쌓인다. 이는 손뼉으로 표현 가능한 여러 감정 전달을 소리 중첩을 통해 각각의 동작만으로는 의중을 읽어 내기 어렵게 한 것으로, 단상 위와 아래에서 서로 다르게 들릴 뭉친 소리는 관람객의 입장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다.
작품의 제목은 ‘붙다’에서 ‘ㅌ’을 ‘ㄷ’과 ’ㅎ’으로 분해하여, ‘부딪히다’, ‘부덕하다’, ‘부단하다’, ‘부담하다’, ‘부등하다’ 등 다른 말을 연상할 수 있게끔 했다. 이것은 각자 기억에 담아갈 제목에 대한 자율도를 부여한 것이다. 내가 이 작업에서 제시하는 제한된 여지들은 관람객에게 스스로 단상 위에 올라 자기 주체적인 해석을 요구하는 것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