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그때도 있었고 지금도 있다 [2019.08.03~2019.09.22 / F1963 석천홀, 부산]
http://www.f1963.org/ko/?c=art&s=2&syear=2021&gp=5&gbn=viewok&ix=205
부산이 가진 힘의 근원은 원도심이다.
이봉미(독립기획자)
부산 원도심은 해양과 도시, 산을 품고 있는 독특한 지리적 환경 속에 있으며 일제강점기 초량왜관, 귀환 동포를 품은 곳, 한국전쟁 이후 임시수도, 피란민들의 주거지, 개항 이후의 대규모 매입공사 등 숨 가쁘게 진행된 역사를 품은 장소이다.
부산은 조선 후기 용두산을 중심으로 설치되었던 초량왜관 일대가 일본인들의 전관거류지가 되면서 빠르게 도시화가 진행되었고, 개항 이후 사업과 대일 무역의 성장, 도시화에 따른 대규모 매축공사 등으로 인구가 급증하였다. 도심에 쉽게 접근 할 수 있는 산비탈에 무허가 판잣집과 산동네가 형성되었고 원도심은 빠른 속도로 부산의 중심적인 위치가 되었다.
이후 부산 전체 시가지가 확장되면서 원도심은 확고한 도심 자리를 다른 지역에 내어주고 부산의 역사, 부산의 오리지널리티를 담은 근원적인 장소가 되었다. 부산 원도심은 복잡한 지형을 바탕으로 그 속에 살아 숨 쉬는 사람들의 삶을 이어주는 수많은 유기적관계가 한 덩어리로 뭉쳐져 있으며 역사의 힘, 문화의 힘, 삶의 힘을 품고 있다. 또한 과거와 현대의 경제적 중심지인 동시에 노동으로 지친 몸을 함께 나누었던 장소이며, 일상적이고 자발적인 관계들이 얽혀 있는 역사성이 살아 숨 쉬는 장소이다. 그 일상의 날숨들이 다시 큰 숨으로 들이켜 질 때마다 빼곡히 흔적들이 남았으며 역사의 조각들로 새겨졌다.
이번 전시에서는 원도심의 역동적인 역사와 그 속에 새겨진 우리네 삶을 부산이 가진 힘의 근원으로 보고, 해양에서 출발하는 노동과 생명력, 다양한 문화가 융합된 거리와 골목, 영화 · 인쇄 · 출판 등이 집약된 문화산업, 수많은 사람의 일상을 품은 산복도로의 포용성과 관계성 등을 예술가들의 작품으로 펼쳐내고자 한다. 부산 원도심은 경제성장의 주요 거점도시이자 삶과 생활문화의 숨 가쁜 역사를 삶의 에너지로 전환했던 곳이다. 이곳은 바다와 도시, 산을 가득 채웠던 사람들의 역사로 쓰였으며, 이는 지금을 여전히 존재하게 하는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 살아왔고, 살고 있으며 살아갈 이들을 기억하고 주목하고자 하는 이번 전시에서는 그때도 지금도 여전히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부산 원도심을 함께 그려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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