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를 담다: 꺼지지 않는 불꽃 [2021.09.14~2022.01.09 / 포항시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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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를 담다: 꺼지지 않는 불꽃 (2021.09.14~2022.01.09, 포항시립미술관)
참여작가
강은구, 권민호, 박경근, 이창운, 임봉호, 장민승, 허수빈
이 전시는 50여 년 전 영일만에 세계 최고의 제철소를 세운 수많은 ‘이름 없는 영웅들’의 서사이다. 그 무렵 포항제철이 들어선 포항의 영일만 일대는 그야말로 허허벌판 황무지였다. 자본도, 기술도, 경험도 없는 상태에서 오로지 할 수 있다는 도전정신 만으로 ‘영일만의 기적’을 탄생시켰고 ‘영일만의 신화’를 이뤘다.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했던 이 국가적 희망을 현실로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산업 현장의 주역들인 ‘이름 없는 영웅들’의 땀과 노력 그리고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여기에는 또한 ‘제철보국(製鐵報國)’의 사명 의식과 ‘우향우(右向右)’ 정신으로 철강 불모지를 철강 강국으로 우뚝 서게 한 박태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들은 가난한 조국을 부강한 나라로 만들기 위해 시대적 사명감으로 결연한 의지를 가지고 다음 세대의 밝은 미래를 위해 결코 희생을 아끼지 않았다.
그들은 오늘날 시대의 은유이자 서사로 존재한다. 우리는 그들을 통해 사회의 가치를 인정하고 나누며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해 삶을 되돌아보고 목표를 다잡는다. 영웅이란 흔히 대의를 위해 기꺼이 자신을 내던지는 사람 또는 의인들을 일컫는다. 보편적으로 보통 사람이 하기 어려운 일을 해내는 사람을 뜻하기도 한다. 세상에는 수많은 정의의 영웅이 존재한다. 과거의 영웅이 신화 속에 존재하는 가상의 인물이었다면, 근현대 사회의 전환기 영웅은 국가건설, 산업화 혹은 민주화 등의 주역으로 평가받는 실존 인물이다. 영웅은 더 이상 비범한 능력의 소유자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시대를 표상하는 또는 사회적 조건에 따라 발견되거나 창조되는 가치이다. 더 넓은 의미로는 역사적 주체로서 시대를 살아가는 삶의 태도와 방식을 상징하는 또 다른 이름이다.
《신화를 담다: 꺼지지 않는 불꽃》은 세 개의 갈래로 구성된다. 먼저 삶의 서사를 펼친다. 여기서는 개인의 내면과 공동체의 연대 즉, 자기 발견을 넘어 삶을 사유하는 공간과 시간을 만들어나간다. 두 번째 공간에서는 지금 현재 우리의 삶이 지속되고 있는 도시와 사회를 펼친다. 산업화 시대의 상징이자 산업도시 포항을 증언하는 현장을 통해 개인과 시대를 압축적으로 전달한다. 그리고 마지막에 인물이 있다. 한국 근현대사의 비극 속에서 자신의 운명을 수용하고 순교자적 사명감과 공(公)을 위한 결사의 각오로 자신을 내던진 그와 그들을 마주하며 시대를 관통하는 영웅의 의미를 되새기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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